베란다 정원, 나의 애목들

오렌지 쟈스민의 노력

박연실 2022. 4. 12. 22:49

안녕하세요?

요며칠 맑은 날씨에 햇님이 베란다로 빛춰 꽃님들이 열일을 다합니다.

오늘은 오래 같이 한 오렌지 쟈스민을 보아요.

약 16년 전에 K대학의 강의를 끝내고,

터미널 근처에서 오렌지 쟈스민을 내밀며, 호객 행위를 하던 아저씨에게 덥석 샀었답니다.

그때 아마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오렌지 쟈스민을 안고와도 될성 싶은 몸체였었지요.

그러나 집에 와서 마땅히 둘 자리를 정하지도 않았고,

베란다 정원에서 대면대면 보냈네요.

그리고 3~4년 전부터 본격적인 몸매 관리와 좋은 자리를 안겨주었지요.

 

 

 

2022. 4. 12. 오렌지 쟈스민

 

 

이젠 목대도 많이 굵어졌고, 사방 팔방으로 자라난 가지를 정리하여

외목대로 정비하였답니다.

그래도 오른쪽의 가지가 성대하게 자라나

전지하려다가 꽃몽울을 보고, 꾹~ 참았답니다.

 

 

 

 

 

 

 

죽지도 않고, 그렇다고 꽃도 보여주지 않았던 오렌지 쟈스민.

거의 방치 수준에 두었던 너.

문제는 네가 아니라 주인장이 었음을....

더는 좋은 자리를 다른 아이들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러나 있었던 아이였죠.

 

 

 

오렌지 쟈스민의 꽃

 

 

 

 

 

화훼시장에서 화려하게 열린 붉은 열매와 "향이 끝내줍니다"란 메모를 볼 때마다

조용히 베란다 정원의 한켠에 있었던 나의 오렌지 쟈스민을 떠올렸답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마음의 시선을 열기로 하였죠.

화원의 다른 화려한 꽃들에게 시선을 뺏길게 아니라,

내 곁에 있는 저 오렌지 쟈스민에게 집중하리라. 

 

 

 

 

 

 

주인장의 그 결심이 이렇게 예쁜 꽃을 피게 하였네요.

16년 동안 몇번 보지 못했던 이 향기로운 꽃.

그 어느 꽃 보다도 아름다워요.

향기는 또 얼마나 좋게요~^^

 

 

 

 

 

 

 

 

무관심 하였을 때 죽지않고 살아줘서 고마워.

 

투명한 햇빛이 비추는 창가에 있을 때 네 기분이 어땠을까? 생각하면

그동안 네가 이루어 놓은 마음가짐과 태도 실천에 감동을 한다.

그 마음 가짐이 이렇게 싱싱하고, 예쁜 꽃으로 보답을 주었으니, 너의 노력은 가상하도다.

 

 

 

 

 

 

주인장은 어수선한 다른 꽃들과 떨어져 실내로 들여와

너에 대한 감사의 의식을 연다~~

 

 

 

 

 

 

 

 

 

 

굵어진 너의 목대를 보며, 새삼 매듭이 뻑뻑해진 나의 손가락의 마디를 주무른다.

잘 참아줘서 고마워.

그리고 분발해줘서 고맙구~~

 

무관심해서 과거 사진이 없어요.

3년 전 전지하기 전의 더벅머리의 오렌지쟈스민 모습이네요.

 

 

 

2019. 2. 2. 오렌지 쟈스민

 

 

늘 다른 꽃들의 배경으로 저 자리에만 있었어요.

 

 

 

2019. 4. 5. 오렌지 쟈스민이 있는 거실 베란다정원

 

 

2년 전부터 창가에 자리를 마련하여 주었답니다.

좋은 자리였어요^^

 

 

 

2022. 4. 9. 거실 베란다 정원의 창가에서

 

 

그리고 작년과 올해 예쁜 꽃을 보여주네요^^

 

 

 

오렌지 쟈스민 꽃봉우리

 

 

 

 

 

오늘의 예쁜 모습, 수고했어 오렌지 쟈스민^^

 

 

 

강쥐 블루몽과 함께

 

 

 

예쁜 것들은 내게 힘을 주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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