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명화 읽기

라파엘전파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박연실 2016. 6. 7. 17:29

라파엘전파의 후세대라고 할 수 있는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1849-1917)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나의 달콤한 장미, 1908

 

그는 로마에서 나서 영국에서 활동하였으며, 문학으로서 전설이나 신화, 시의 주제를  자신의 회화로 표현하였다.

위 그림은 지금 우리 서울의 계절과 비슷한 5월이며, 5월의 꽃인 장미를 향으로 즐기는 모습이다. 장미의 향과 여성의 후각은 하나가 되어서 서로 조화를 보인다.

조화는 두 가지 이상의 대상들이 하나가 될 때 느끼는 형식의 원리이다.  

장미의 향이 그녀의 코감각으로 들어갔으니 이 여인은 장미와 하나가 되는 조화를 보이는 셈이다.

그녀의 붉은 볼과 입술, 그리고 감은 눈은 이미 장미의 모습과 색을 띄고 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샬로의 여인, 1916>

 

위 그림은 <샬롯의 여인>이며, 이 작품의 영감은 테니슨의 시에서 얻었다. 그런데 테니슨은 중세의 소설인 13세기 <아더왕의 전설> 중 ‘아스톨라트의 일레인(Elaine of Astolat)’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것이니, 이 그림의 뿌리는 결국 영국의 중세, 즉 라파엘 전파가 추구하던 이상 세계인 중세시대와 연결된 셈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일레인은 저주를 받아 샬롯성에 갖힌채 세월을 보내는 신세다. 낮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소일거리는 타피스트리를 짜는 것이다.

그리고 타피스트리를 짜지 않는 시간에는 둥글게 돌아가는 원형의 거울에 비추인 바깥 세계를 보면서 세상과 소통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속에서 케멀롯을 향해 백마를 타고 가는 늠름한 왕자 란셀롯을 보게된다. 그리고 한 눈에 사랑에 빠지는 괴로움을 맞게 된다.

그녀는 란셀롯 왕자를 그리워 한 나머지 그 사랑을 찾아 샬롯성을 탈출한 계획을 갖는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그만 저주의 신이 그녀가 머무는 공간에 일대의 회오리 바람을 일게하여, 거울이 산산조각이 나고, 강물이 그녀가 머무는 공간에 폭포수처럼 휘갈겨 온다. 그녀는 자신이 짠 타피스트리를 들고, 샬롯성 옆 강가에 있는 조그만 배를 끌어 노를 젖기 시작한다.

매서운 동풍이 부는 가운데,
창백한 가을 숲은 이울고,
강가에는 파도가 세차게 몰아치며,
낮은 하늘에서 캐멀롯 위로
비가 무겁게 오고 있었다
;
그녀는 내려와서
버드나무 아래 버려진 배를 찾아
,
뱃머리에 다음과 같이 썼다
샬롯의 아가씨.

강의 희미하고 넓은 저편으로
마치 황홀경에 빠진 어떤 예지자가
,
그 자신의 재난을 보는 것처럼-
그러한 공허한 표정으로
그녀는
캐멀롯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날이 저물자
그녀는 밧줄을 풀고 누웠고
;
넓은 강은 그녀를 멀리 데리고 갔다,
샬롯의 아가씨 

                            The Lady of Shalott(1842년판) PartIV중 Alfred Lord Tennyson(1809-1892) 작 최호 역

 

                              

위 그림은 타피스트리를 짜면서 피곤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샬롯성의 일레인을 그린 것이다. 핑크빛 드레스와 올린 머리, 그녀 앞에 놓인 타피스트리를 짜는 짜집기 기계는 19세기 펼쳐진 미술공예운동의 모습을 보인다. 그녀의 왼쪽에는 바깥 풍경이 비추는 둥근형태의 거울이 보인다.

 

 

           

워터 하우스, <샬롯의 여인, 1894>                                               윌리언 홀맨 헌터, <샬롯의 여인, 1888-1905>

 

위 작품 두 개도 역시 샬롯성의 여인이다. 란셀롯 왕자를 그리워 한 나머지, 그만 타피스트리 앞에서 일어나 샬롯성을 탈출하려는 일레인의 모습이다.

짜다만 타피스트리의 실이 그녀의 다리를 휘감고 있는 모습이다. 회화상에서 실타래가 헝클어진 의미는 주인공이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로 상징한다. 

두 그림에서 일레인의 모습은 반쯤 제 정신이 아닌 여인의 모습이다. 역시 그녀들의 오르쪽 배경에는 둥근 거울이 있다.

 

 

존 윌리엄 워터 하우스, <샬롯의 여인, 1888>

 

이제 일레인은 샬롯성을 빠져 나와 그 옆의 강가에 매워둔 작은 배에 몸을 실었다. 워터하우스가 그린 배에는 그녀가 샬롯성에서 짜다만 타피스트리가 깔려 있다.  그녀의 앞에는 새 개의 초가 있으나 하나만 켜져있고, 그녀의 눈빛은 곤혹과 회환이 얼룩져 있다. 그녀의 드레스는 핑크에서 흰색으로 바껴서 그녀의 최종적인 죽음을 알리는 흰모습이 그려진다. 배 위에 깔린 오른쪽 타피스트리와 그녀의 드레스 사이에 단풍잎이 갈색으로 물들여진채 그려져 있어서 가을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