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정원, 나의 애목들

봄을 알리는 베란다 정원의 꽃과 꽃봉우리들

박연실 2016. 3. 9. 18:50

안녕하세요? 마치코 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베란다 정원의 꽃봉우리들이 개화를 서두르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꽃봉우리들은 아마 3월 중순이면 적어도 일부는 개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철쭉은 꽃봉우리들이 부풀어 있으며, 블루베리는 이미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답니다.

동백이 겨울꽃의 종착이라고 본다면, 겨울 끝자락에서 초봄을 알리는 꽃은 천리향과 개나리 쟈스민이 아닐까?

적어도 마치코의 정원에서는 그렇게 판단됩니다.

마치코는 겨울이 주는 추위가 저멀리 가버렸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겨울꽃은 잡아두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해서 향기가 있는 아담한 흰동백을 하나 새로 들였어요.

수형과 꽃모양, 색상, 모두 만족스런 편입니다. 얼른 보면, 흰색이지만 자세히 보면 볼에 핑크빛 텃치를 한거마냥 핑크빛이 감돕니다.

꽃봉우리 끄트머리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어요. 한 번 볼까요?

 

                   

 

화분과 그 안에 심어놓은 동백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듭니다. 보름 이상 안방에 들여놓고 꽃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재잘재잘, 소근소근... 귓볼을 만져주고, 냄새맡고, 쓰다듬어 주고, 먼지를 털어주고, 닦아 주면서 말이죠. "우리 친하게 오래 오래 같이 지내자." 토닥토닥...  흰동백은 말을 은근히 잘 들어주네요. 기특한 것 같으니라구.

그 애의 속마음을 알았으니, 주인장의 입김을 떠나서 베란다 창가로 옮긴지 3일 되었습니다.오늘 보니, 선운사 동백과 나란히 새초롬하니 있네요.

그리고 저 할 일로 혼자서 잘 피고 있네요.

 

     

 

일 월 초순에 안방에 들였던 이모 동백은 꽃들이 모두 시들어 꽃받침 위에서 말라가고 있어요. 여러분들에게 동백꿀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마침 사진이 눈에 띄여서 보여드립니다, 꽃술에서 한방울 반짝이며 흘러 내리는 것이 눈물같은 꿀이예요. 투명하고 끈적이죠. 아마 새와 벌, 그리고 나비들이 이 꿀을 채취하려고 날아드나 봅니다.

 

이제 베란다 정원에서 올 해도 피어난 천리향과 개나리 쟈스민을 보겠습니다.  천리향은 10cm 포트에 담겨진 작은 것을 구매해서 보유한지 7~8년 됐구요. 작년 겨울에 처음으로 분갈이 한 것으로 기억되네요. 꽃이 피기 시작한 것도 겨우 4~5년 되었어요.

 

      

 

쟈스민은 보유한지 한 4~5년 된 것으로 기억되고, 작년 가을에 지지대를 세워서 늘어진 가지들을 끈으로 묶어 세우느라 애먹었습니다. 작년에 물들은 단풍을 단채 꽃을 피웠는데, 여성용 콤팩트 파우더 향기가 나네요. 아마 화장품 회사에서 개나리 쟈스민의 향기를 벤치 마킹했겠지요? 좋으니까....  이렇게 디자인 산업은 자연에서 대부분 자료를 취하여 모방합니다. 어쨋든 쟈스민의 목대가 많이 굵어졌고, 가지치기를 하면서 짧고 굵게 키워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개나리 쟈스민의 향기를 가족들이 맡으라고 식탁에도 몇 일 두어 봤습니다. 이런 향기를 시내 어디에서 맡을 수 있겠어요. 가족들에게 향기의 선물을 한 셈이죠.

이전에 그렸던 정물 수채화를 배경으로 두니, 그런데로 잘 어울리네요. 

 

 

 그럼 이번에는 봉우리를 한껏 부풀린 철쭉을 볼까요?

 

         

         

이 철쭉은 보유한지 한 15년 된 것 같습니다. 화분의 뿌리는 그다지 무성하지 않은데 비해서 외목가지의 굵기나 싹의 발아상태, 개화를 지속하는 날짜는 아주 우수합니다. 뿌리가 무성하지 않다는 것은 화분의 물받이 밑으로 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아서 판단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딱 분재형으로 키우면 적합할 것 같습니다.

꽃의 색이 흰색이라 흰색 화분에 넣었는데, 납작한 분재화분에 옮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가다가 예쁜 분재화분을 발견하면 그럴려고 합니다.

꽃봉우리는 15개 정도 인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한 꽃봉우리 안에는 샴 쌍둥이 마냥 한쌍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까 15송이라면 대개 개화는 28송이 정도 됩니다. 포스팅하는 오늘 날짜에 이미 2송이가 개화되어 있습니다. 깔끔하고 청순해 보이며, 순결하게 까지 보입니다. 화분 안 가장 자리에는 무성한 이끼가 눈에 띄지 않게 굵은 마사 위에 덮혀 있답니다. 키는 별로 자라지 않았어요.

다음에는 블루베리를 볼까요? 대형 블루베리는 이제 막 싹눈을 틔이고 있으나 중형의 블루베리는 진작에 꽃봉우리를 만들었으며, 개화까지 진행되고 있답니다.

꽃이 작은 종모양을 하고 잔 가지위에 직선으로 조르륵 매달린 것도 있고, 또 꽃볼처럼 동그랗게 매달린 것도 있어서 귀엽습니다. 

 

    

 

저희 베란다에는 목본류가 주류라 화려한 꽃이 별로 없습니다. 해서 올 봄에는 기다리고 고대하였던 목마아가렛 7포트를 들였답니다. 초록여인의 베란다에서 아름답게 보고, 키우고 싶다는 바램을 가진 바 있었습니다. "봄이 오면 마치코도 목마아가렛을 키워봐야지!"  다짐을 하였었거든요.

중학교 때 무용을 가리켰던 안옥희 선생님이 결혼식 때 화관으로 마아가렛을 사용했다는 풍문을 들은 바 있었고, 익히 알고 있는 꽃이었으나 제가 저희 정원에서 키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꽃이랍니다. 초록여인의 베란다에서 보았던 키가 큰 목마아가렛은 아니지만, 이제 2~3년 키우다보면 제 목마아가렛도 키가 훌쩍 커지겠지요?

노란 것 2개, 흰 것 하나, 분홍 하나, 빨강과 분홍 복까시 3개를 들여 각각 합식하였답니다. 꽃들이 잘 피고 있고, 가지도 튼실하게 박힌 것 같습니다.

10일 전 들여 분갈이 하고, 오늘 처음으로 물을 아낀 듯 주었습니다. 오가면서 사랑스런 눈길로 시선을 주고, 잘 다듬어 주려고 가지들을 살짝살짝 들어서 살펴봅니다.

그 외에 미니 장미도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초록여인의 베란다에서 보았던 주홍장미도 역시 인상적이어서 초록여인의 손길처럼 키워보고 싶답니다.

그래서 작년 늦가을에 2개를 들였는데, 그만 흑장미에 흰가루 병이 생겨 소독을 하고, 물로 씻어도 자국이 끝끝내 남아있어서 옆의 멀쩡한 장미로 옮길까봐 과감하게 뽑아 버렸습니다. 잔뿌리가 튼실하고 무성하게 나와 있었으며, 뿌리에 붙은 흙들도 보송보송 하니 건강하였으나, 화분 위의 가지에 흰가루병이 있으니 아까와도 어쩔 수 없었답니다. 그 녹색화분에 더 자그마한 미니 장미를 새로 심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있던 것과 합이 4개가 되었군요. 올 해는 장미를 합식하지 않고 각각 화분에 심었으며,

물을 조심조심 살피며 주는데, 조짐이 좋습니다. 

 

               

 

그 외 언젠가 언급하였던 서양난이 계속 꽃봉우리를 키웁니다. 집에서 서양난이 꽃대를 올려 개화할 것 같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다음 주쯤 꽃이 피지 않을까 설레이는 기대가 됩니다. ~하 ~ 희 ~ㅎ...  그리고 무화과도 새싹을 틔웠습니다. 갓난 아기의 손바닥 마냥 앙증맞은 기지게를 펴 올립니다. 무화과 잎사귀의 형태는 멋스럽고, 게다가 병충해에 강해서 늘 싱싱한 힘과 기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에 들이기를 아주 잘했습니다.

거실 베란다에서 마치코가 좋아하는 다른 식물들과 뚝 떨어져서 독립된채 키우고 있어요. 관찰하기에 좋아서 입니다.

 

          

 

그리고 많이 아끼고 믿음직한 금송(일본 소나무라고 하네요)! 보유한지 8년이 되가는 군요. 어제 토분에 처음 분갈이 해주었어요. 역시 뿌리는 화분 위의 수형의 형태를 못 따라갈만큼 빈약하기는 하나 그래도 건강하다고 생각하니 믿음직스럽네요. 아주 멋있는 대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르기는 까다로와요. 그런데도 잘 자라주는 것은 종자자체의 유전자가 튼실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유한지 5년 되가는 함소화!  꽃이 없을 때는 벤자민처럼 녹색잎의 건강한 윤기가 4계절 내내 그린 테라피로 위안을 주면서도 봄에는 꽃까지 피워주니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5년전 당시 구매를 8000원 주고 했는데, 저번 주 양재 화훼시장에 가서 이것보다 작은 것의 가격이 40000원 하더군요. 주인장의 정성만큼 그 가치를 올려주었다고 생각하니 투자가치의 확실한 기쁨을 맛봅니다.  나무 자체도 까다롭지 않고, 햇빛과 물만 있으면 잘 성장해서 초보자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나무입니다.  

 

    

 

그 외 향이 천리까지 간다고 해서 천리향!  또 만리까지 간다고 해서 만리향! 이 둘은 아주 작은 것을 2000~3000원에 떨이로 산 것으로 기억되네요. 아무 탈없이 잘 견뎌냈어요. 천리향과 만리향은 화분에 장착하고 나서 일정한 년한이 소요된 다음에, 꽃봉우리를 드디어 올립니다. 처음 2~3년은 자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죽지도 않은 상태에서 눈만 반짝반짝한다고나 할까? 주인장의 얼굴을 빤히 보면서도 꽃을 피우지 않으니 "뭐 저런게 다 있나?" 싶더라구요. 그런대로 물 주면서 주인장의 일을 해냈죠. 그랬더니 보유한지 4-5년 되고 나서는 매 해 꽃들을 몰고 옵니다. 정확한 제 날짜에 일제히 꽃봉우리를 감싸안은 잎파리들이 겉꽃봉우리 안에 들어가 있죠. 겉 꽃봉우리가 열리면 작은 6-7개의 꽃봉우리를 포위한 입사귀들이 역시 앙증맞고 건강한 낯빛으로 주인장에게 화답합니다. "저희를 이렇게 잘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요. 그러면 전 베시시 웃어주고 입김과 손으로 텃치해줍니다. 먼지 가루가 솜털에 앉는 것을 거부하니까요.

 

      

 

그 외 돌이 박힌 철쭉분재, 보유한지 6년 된 석부작이 있는데, 가지치기에 소심해서 언젠가 아니 올 해에 구매했던 화원에 맡겨 수형 다듬기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유하지 거의 10년 넘은 브론펠지어 쟈스민 2개도 새싹을 속속 올리고 있는데, 오늘은 많이 보지 못했던 벽에 붙여있는 뒷 모습입니다. 3년 전 분갈이를 해주었을 때, 흙에서 인삼냄새가 났었답니다. 본능적으로 화분 속의 흙과 뿌리의 상태가 양호한다는 느낌을 입수했지요. 여전히 안방 베란다에서 주인장에게 충실한 충성을 보여줘 감사하고 고맙답니다. 주인장이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신선한 공기의 보급과 갈증을 해소해주는 물을 적셔주는  것뿐 "고마워 쟈스민" 네가 많이 커서, 그리고 건강해줘서 ....

 

                     

 

그 외 봄을 알리는 소소한 화분들이 있습니다. 새싹을 올리면서 이른 봄을 알리는 범부추, 일부러 작은 화분에 키워 그 귀여움을 극대화 시키려 분갈이를 않하고 있는데, 조금 더 크게 키워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서양의 만병초, 국화, 그리고 단풍나무, 아파트 단지내에 커다란 단풍나무가 씨를 뱉어서 틔인 새끼랍니다. 이쑤시게 만한 것을 파와 화분에서 이만큼 키웠으며, 아주 건강합니다. 지난 주 분갈이를 해주었어요. 가지치기를 대담하게 해주어서 목대가 많이 굵어졌으며, 사방으로 가지를 뻗치고 있다. 또 실난도 올 해에는 꼭 흰꽃을 보려고 거치대에서 키우려고 맘 먹고 있습니다.  

 

               

 

     

 

이상 새싹들과 꽃봉우리로 가득한 3월 봄의 베란다 정원의 식구들을 소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