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정원, 나의 애목들

장미의 개화

박연실 2016. 5. 3. 01:33

안녕하세요? 마치코 입니다.

오늘은 장미와 소소한 꽃들을 가지고 찾아 왔습니다.

 

            

 

이 장미는 현란하지는 않지만 온전히 반년 동안 안방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고, 초봄에 꽃망울을 단채 머물다가 드디어 개화를 한 녀석이랍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은 작은 나무에서 오묘한 색과 커다란 꽃 송아리로 시선을 머물게 하니 부자가 된 기분을 주네요.

꽃망울의 색은 팔레트에서 수채화 물감으로 노랑과 핑크색을 혼합하면 나오는 pinkyellow랍니다.

 

 

화원에서 이미 핀 꽃들은 꽃송아리의 속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잎의 숱이 많아요.

그러나 집에서 키우는 꽃송이에는 숱이 그닥 많지 않아서 수술과 암술의 선명한 모습을 곧잘 드러내죠.

향기는 은은하게 여성 화장품의 파우더 향기가 나는군요.

베란다 정리대에서 처음 꽃 봉우리를 발견한 4월 초순에 느끼는 기분 좋은 콩닥거림!  "오! 그래, 네가 돌아왔군아. 그래 잘 피도록 하자."

그때부터 매일 매일 시선을 맞추며, 주인장의 호흡과 같이 한 장미!

화분도 있는 둥 마는 둥 시선을 별로 받지 못했던 무관심한  빨간 화분에 분갈이를 하였군요.

이 꽃을 처음 들였을 때인 작년 10월 31일자 사진입니다. 마치코의 베란다 정원에 열매뿐인 가을에 꽃이 보고 싶어 들였겠군요.

그 옆은, 작년의 과습에도 살아남은 그 장미 한 뿌리를 빨간 화분에 분갈이를 하고, 뿌리를 다독거린다는 뜻에서 검은 자갈 하나를 올려 놨군요.

올해 꽃송이를 발견하고 촬영한  4월 12일자 사진입니다.

꽃 송이 2개가 건강한 모습으로 올라와 있죠?

 

     

 

6일이 지난 4월 18일 사진이랍니다. 오른쪽 꽃송이가 통통하게 부풀어 올랐죠? 3일이 지나니 말려있던 꽃잎들이 한겹 한겹 풀리면서 개화하네요

 

     

 

여기서 한 가지 팁은, 화분이 지상에서 올라가 있을수록 건강상태가 양호해진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아래보다는 윗부분이 기온도 높고, 환기도 먼저 되니까요.

그래서 마치코는 꽃이 보고싶은 애목들은 우선적으로 정리대 위에 두는 편입니다.

 

     

 

그래도 왼쪽 꽃송이는 아직도 오므리고 있군요. 순차적으로 피는 장미들!

기다리는 수 밖에요... 언제나 온 날들을 꽃들이 머물게 해주고, 또 기다리게 해줘서 고마워! 나의 꽃들아!!

 

      

 

4월 27일이 되니 꼭 다물고 있던 왼쪽 꽃봉우리도 점차 느순하게 열립니다. 개화를 시작하는군요.

 

     

 

이렇게 해서 달랑 2송이의 장미이지만 한달 동안의 개화과정을 거쳐서 주인장의 기쁜 바램을 충족시켜주는 건강한 장미랍니다.

개화하면 꼭 정리대 제자리에 있지 않아요. 여기저기 많이 불려 다닌답니다. 거실에도 식당에도, 또 화장대 위에도 잠시 머무르지요.

어디에 두어도 부족하지 않은 장미!

 

여러분도 올 여름에는 장미 하나 들여서 작은 환희를 맛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