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정원, 나의 애목들

작은 화초가 주는 즐거움

박연실 2016. 4. 19. 02:59

안녕하세요? 마치코입니다.

오후 5시가 되니 밖이 깜깜해졌네요.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퍼부을 듯, 바람이 잦고 잔뜩 흐려진 날씨입니다.

이런 날은 베란다 창을 닫고 따뜻함이 주는 편안함을 누려도 괜찮을 듯합니다.

가정을 수호하며, 머물고 있는 주부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작은 화초들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서 포스팅합니다.

우리는 왜 작은 것들을 좋아할까요? 

작은 갓난아이에서부터 작은 강아쥐, 작은 새, 작은 인형, 미니어처들, 작은 자동차까지 작은 것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작은 것들은 한 눈에 파악이 가능합니다. 요리저리 살피지 않아도 금방 그 상태의 진위가 판단되지요.

그래서 '안심'이라는 편안한 정서가 발동이 됩니다.

안심이라는 정서가 유지되면 그런 상태에서 즐거운, 즉 걱정거리가 사라진 편안한 정서가 지속됩니다.

그리고 요리조리 손아귀 안에서 놀이게 마냥 같이 놀아주게 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지요.

방금 천둥소리가 잔잔하게 깔렸네요. 밖을 내다보니 난간에 걸린 거치대 위에 화초들이 파르르 떨고 있습니다.

이윽고 비가 퍼붓네요. 작은 화초들이 바람에 의해 떨고 있으면, 걔들도 현기증을 느낍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 더 모진 세파에도 단련되는 것이니 일부러 들여놓지는 않으려구요.

그래도 단정화의 꽃잎들이 바람에 흔들려 떨어지면 안되니, 작은 라벤더 또한 과습에 몸살을 앓을 수 있으니, 적어도 그 2개는 들여나야 겠군요.

창문을 열고, 그 둘을 사뿐히 들어 베란다 정리대 2번째와 3번째 칸에 놓았습니다.

작은 화초들이 즐비한 안방 베란다 정원을 보겠습니다.

 

2016. 4. 18

 

철재 선반 안에 있는 작은 화초들은 애초에 작은 것들을 들였지만, 해가 거듭하면서 성장한 아이들은 전지를 통해서 키를 키우지 않으려고 의도합니다.

마치코가 보기에, 키를 키우지 않으면서 예쁜 수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리 값이 나가지 않는 식물이 적합하며, 그래서 주인장이 보기에 대담한 전지를 통해서 예쁜 수형으로 다듬어집니다. 하루에 2번 이상은 코 앞에 대고, 관찰하는 정밀한 습관은 그 애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며 처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작은 것이니 코 앞에서 보아도 들기에 버겁지 않지요.

우선 단정화부터 보겠습니다.

 

        

2016. 4. 17                                                     2016. 4. 17                                                     2016. 4. 17

 

언젠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쑤시게 만한 것을 분양받아 6-7년 키운 아이입니다. 본래 쌍으로 키웠으나, 하나는 심하게 손을 타  4년전 저 세상으로 가버렸으며,

작년에 비슷한 것을 구해 3개의 화분으로 나누어 식재하여 베란다 거치대에서 짱짱하게 키우려고 의도하고 있습니다.

이 단정화에 꽃이 만개하면 마치 눈을 뿌려놓은 것처럼 귀엽습니다.

세월을 반영하는 것처럼, 목대가 제법 굵어져 있으며, 이끼가 탄탄하게 덮혀 있습니다. 곁가지가 옆으로 올라오기도 하여 그 때마다 전지를 하여 제거합니다.

화분은 6년 전 이천에서 열리는 우리 도자기 축제에 참여하여 구매한 것입니다.

 

다음은, 다육이의 한 종류인데(네임 찾을 수가 없어요), 마치코가 가지고 있는 몇 개 안되는 다육이 중에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본래는 6년 전에 커다란 분재 화분에 다육이 모듬을 만원어치 식재하였는데, 그 중에 아몬드 크기의 한 알이 끼어 있었던 녀석입니다.

세월이 지나 아몬드 크기의 한 알은 커졌고, 그 등위에 새 알이 다닥다닥 붙었답니다. 한 식구가 된 그 놈을 이 백조 모양의 흰 화분에 식재하였고,

지금은 새끼가 28개로 늘어나 몸 전체에 붙어있답니다. 맨 밑에 있는, 처음 그 한 알이 모체인 셈입니다.

옛 집에 살던 한 이웃이 그 새끼 한 알을 떼어가 키우는데, 지금은 각자가 이사을 갔고, 때때로 그 아줌마가 궁금합니다. 취미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공통적이었거든요.

다육이도 꽃을 피운다는데, 피게된다면 꽃이 궁금하고, 기다려 지기도 합니다.

이 백조모양의 화분은 한 화원에서 주인장이 재활용하여 판매하는 것을 구매하였으며, 본래는 슈가볼이 아니었을까? 판단됩니다.

가을이 되면 알 위에 붙어있는 잎파리가 단풍이 노랗게 져, 간혹 떼어내다가 상처를 입으면 끈적인 흰 액체가 나옵니다 

여름에는 가끔 거치대에서 비를 맞히기도 하고, 요즘은 새장에서 키우며, 가끔 들여다 봅니다.

옆 모습이 소복하니 위로 봉긋이 올라와 있습니다.

 

         

2015. 1. 3                                                         2015. 4. 5                                                       2016. 4. 18

 

때가 때이니 만큼 여름이 가까운 요즘에는, 허브 종류가 마치코의 눈길을 끕니다. 가녀린 잎사귀 주변으로 번져가는 햇빛이 참 아름다운 계절이기 때문이죠.

허브는 키우는 재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돼도록이면 수형이 좋은 작은 것, 손에 쏙 들어오는 것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수형을 다듬을 때 손가락 사이로 번져가는 허브향...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지자의 기쁨이죠.

 

         

2016. 3. 19                                                       2016. 4. 18                                                      2016. 4. 18

 

바라만 보아도 기쁨을 주는 모양과 향기!  확실한 수동성으로 주인장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예쁜 로즈마리, 라벤더!

초록색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그 옆에 빨간 꽃이나 분홍색의 꽃을 놓아 디스플레이 해보세요.

훨씬 더 기분좋은 변화를 줍니다.

 

         

2016. 4. 18                                                       2016. 4. 18                                                       2016. 4. 18

 

지난 해 9월에 분홍과 주황색이 섞인 장미꽃을 들인 적이 있어요. 안방 베란다 정원 한 켠 빈 곳에서 자리하고 있었지요.

사진을 보니 화분다이로 사용하는 스툴 밑이었군요.

그 때 당시 적당한 화분이 없어서 흰 항아리에 심었더랬어요. 4-5송이가 얌전하게 피웠었고, 특별히 집중을 받지 못한채 가을과 겨울을 보냈지요.

올 봄에 들여다보니 한 가지만 빛나는 녹색으로 꿋꿋하게 서있네요. 

마치코의 경우, 장미는 늘 과습으로 보낸 경우가 많은데, 이 장미 한 가지는 과습도 적응을 한 셈이네요.

얼른, 오래 갖고있던 작은 빨간 화분에 분갈이를 하고, 선반 맨꼭대기 햇빛이 잘 드는 한켠에서 겨우내  건강을 보존시켰어요.

새 가지 2개가 늘어나 가지가 셋이고, 꽃봉우리 색이 노란 기운을 띄는 주황이며, 꽃송이 2개도 실하네요.

이렇게 작은 화초들은 들었다 놨다가 편하니, 손에 들고 이모 저모 살피게 되는 모성본능으로 귀여움을 한껏 받는답니다.

 

         

2016. 4.18                                                         2015. 10. 31                                                    2015. 11. 11

 

다음에 작은 화초로는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해국이란 국화입니다. 국화종류는 한 번 심어놓으면 해를 거듭할수록 뿌리가 튼실해져 많은 꽃을 확보할 수 있고,

워낙 나무 자체가 튼실해서 많은 신경을 안쓰이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하게도, 작년 가을에는 이 해국을 독사진으로 촬영해 놓지 않았는지 사진자료가 없습니다.

위 베란다 정원 사다리 칸에서 가장 아래에 무화과와 석류열매가 있는 뒷켠이 해국 꽃의 모습입니다.

음~ 하얀 마아가렛과 꼭 같은 모양이며, 1달 보름 이상 개화가 지속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에 들였을 땐, 포트에 꽃봉우리가 2개가 달려있는 2개의 가지였는데, 꽃이 지고나서 가지를 잘라주니, 잘라진 양 틈에서  새 가지가 나와 4개가 되었습니다. 

아마 9~10월쯤에는 4개의 꽃송이가 맺혀서 개화할 것입니다. 

나무 밑둥은 완전한 목질화가 되지 않아서 카키색을 띄고 있으며, 햇빛을 돌려가며 받아 가지가 곡을 이루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귀여운 모습이 역시 귀여운 옥색 화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답니다.

올 해는 키가 늘씬해져서 사다리 윗칸에 닿아, 밖으로 나와 은행나무 곁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답니다.

 

         

 2016. 2.13                                                        2016. 3. 19                                                     2016. 4. 17

 

다음에는 은행나무를 소개할께요. 일반 가정에서는 단풍나무는 꽤 기르는데, 은행나무는 그닥 기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분재용으로 은행나무가 키우기 어려워서 인가봅니다. 수형잡기도 어려울뿐만 아니라, 잔가지가 그닥없어서 선호하는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치코는 꼭 분재형으로 기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은행나무를 어찌 어찌 하다가 기르게 되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노천의 은행나무와 똑같이 단풍이 노랗게 물들며, 나무는 작은데 은행잎의 크기는 거목과 똑 같습니다.

보유한지 5년생과 7년생입니다. 

 

          

2016. 4. 16                                                      2016. 4. 1                                                       2016. 3. 26

 

다음은 단풍나무 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올 3월의 모습이고. 세 번째 사진은 2015년 4월의 모습입니다. 작년에 분갈이를 하였고, 초봄에 순따기를 해줍니다.

새순이 나오면 새순의 두 칸만 남기고, 세칸부터는 순따기를 해줍니다. 비교적 풍성한 모습을 갖고 싶어 아랫가지는 조금 더 느순하게 따주면 이렇게 산모양이 됩니다.

따주지 않은 새 잎들로만 여름과 가을을 보냅니다. 생장점을 따주니 나무의 길이보다는 전체의 부피가 커지면서 땅딸하고 통통해진답니다.

마치코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는 거치대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첫 해, 두 해를 길러보니 베란다 밖, 노천으로 내보내지 않아도 베란다 실내에서도 튼실하게 잘 자라며,

건강해질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궂이 분재용 철사로 감아주지 않고도 전지만으로 크기를 조절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키가 좀 커진 것 같아 더 이상은 키를 키우지 않으려고 합니다. 

 

         

2016. 3. 21                                                        2016. 3. 21                                                     2015. 3. 23

 

다음은 해바라기를 닮은 국화의 모습입니다. 해국과 마찬가지로 작년 10월에 두 포트를 들였답니다. 꽃이 지고, 가지를 처주니 겨우내 이렇게 자랐으며, 꽃봉우리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늦여름이나 가을에나 보여주겠죠? 야생화인데도 베란다에서 많이 튼실하고 짱짱한 편입니다. 

그래도 키가 좀 자라 사다리 정리대 맨 윗칸에서 기거합니다.

작년에 피었던 꽃을 보여드릴께요. 꽃잎의 가운데가 짙은 갈색이라 해바라기와 많이 흡사합니다.

 

         

2016. 4. 12                                                      2015. 10. 11                                                     2015. 10. 11

 

다음은 올 늦봄에 들인 임파첸스와 철쭉꽃입니다.

마치코는 길거리에서 임파첸스를 많이 보았으면서도 별로 감흥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베란다 정원에서 처음 키우게 된 것은, 구매한게 아니라 화초단지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아이를 데리고 왔기 때문입니다.

마치 유기견처럼 포트에서 튀어나온채 햇빛을 받고 있었는데, 버려진지 채 몇시간 안된 것 같았습니다. 뿌리부분이 약간 축축했고, 포트의 형체를 그대로 띄고 있었으니까요. 발견하면 누구라도 집어들게끔 말짱한 모습이었습니다.꽃잎도 하나 달린채 였거든요.

그 단지에 가면 이제는 쓰레기 수거장을 한 번 더 살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참 ~~ㅉ

 

          

2016. 4. 6                                                         2016.4. 12                                                      2016. 4. 18

 

물 봉선화로 더 알려진 임파첸스!

저희 집에 잘 어울리는 꽃이었습니다. 가격을 떠나서 앙증맞은 자태와 건강미, 화색은 가격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고도 남습니다.

아무래도 임파첸스의 예찬론자가 될 것 같아요. 줄기차게 나오는 꽃봉우리와 잎새들, 볕이 그리 많이 들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듯이 꽃대를 마구마구 올립니다.

신통방통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코는 겹임파첸스가 화원에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 아이 옆에 놓고, 둘이 사귀라고 할거예요.

 

그리고 철쭉도 보시는 것처럼, 훌륭한 것을 동네 화원에서 지나가다가 발견하고는 얼른 집어들었습니다.

손으로 일단 가면 그 상품은 구매에 성공할 확률이 진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먼저 보고, 그 다음에는 손, 그리고 코로 가져간답니다.

마음에 든다면, 지갑 여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확실한 분홍에 많은 수의 큰 꽃봉우리, 거기다가 외목대, 아담한 사이즈, 건강해 보이는 윤기와 탄력있는 자태가 한 눈에 들어왔답니다.

이런 상품을 보고 사지 않을 애호가는 없을 거예요. 당시 딱 세 그루가 있었는데, 그 셋을 다 못데려온게 지금은 못내 아쉬울 따름입니다.

 

          

 2016. 4. 6.                                                       2016. 4. 16                                                       2016. 4. 18

 

마치코가 데려온게 4월 5일인데, 10여일이 지나고 만개를 하였습니다.

한송이 한송이 피어내는 호흡 조차도 조용하게 소리없이, 다만 색과 형태라는 시각적인 조형요소로만 말을 건네는 식물들, 화초들, 나무들!!

어찌 사랑하지 않고 배기겠습니까?

이들에게 약간의 금전적인 투자는 우리가 느끼는 행복과 평화에 비하면 너무 저렴합니다.

그래서 좋은 취미이기도 하구요.

작은 화초들이 주는 기쁨은 우리가 여성이기에 그 보호본능을 일깨우는 모성애가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시간을 내서 포스팅하는 이 순간도 마치코는 더할나위 없는 살아있는 존재의 가치를 느끼고, 그래서 감사한 시간들이 아닐 수 없답니다.

 

지금까지 마치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