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치코입니다.
8월 12일, 금요일 무더운 여름날 아침에 친정 어머니가 88세를 일기로 영면하시고, 3일장으로 치뤄진 장례식에는 많은 친지들이 슬픔을 같이 해주었습니다.
8. 12. 장례식장에서(흰국화와 소국으로 장식된 엄마의 영정사진)
막내 남동생이 54세이니, 이제 형제들도 60고개를 훌쩍 넘기고, 모두 성숙한 모습들로 어머니와의 이별에 아쉬움 보다는 영원한 편안함을 기원하며, 눈물을 훔쳐내렸습니다.
다 자란 손자들 7명과 손녀 사위, 자식들 4명과 3명의 며느리들과 사위, 그리고 친인척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산에서 어머니는 시어머니(저한테는 친할머니) 곁에서 고희 잠드셨습니다.
장례식 내내 아버지의 표정에서 엄마와의 이별에서 오는 섭섭한 마음을 가눌 길 없으셨겠지만, 더 많은 자식들에게 시선을 고정하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위대하고 돈독한 정이 느껴집니다.
어머니와 고명딸인 저와는 각별한 모녀지간이었으며, 32세에 출가한 뒤로는 어머니와의 각별한 정이 남편으로 옮겨와 그에 더한 애정을 돈독히 한 셈입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에게 한 번도 "아프다"는 말씀을 한 적이 없데네요.
가끔 찾아가는 저에게 건강안부를 물으면, "기운이 없다"는 정도로 눈길을 떨어뜨린 우리 엄마, 30년 후의 내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오기는 했지요.
어떤 때, 시계 그림을 그려보라는 나의 주문에 초침과 분침, 아라비아 숫자를 정확한 간격으로 빼놓지 않고 그릴 때 "짝짝짝" 박수를 치며, 엄마께 칭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는 그림을 아주 잘 그렸던, 재주 많은 여성이었거든요.
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저를 향한 엄마의 마음을 마치코는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죽을 때까지 하나의 사표로 가지고 가야 할 엄마의 염원이지요.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누구보다도 많이 사랑해주었던 엄마의 마음.
"엄마! 나의 엄마로 일평생 살아줘서 고마워!"
"엄마 편히 쉬어!"
* * * * * * *
일요일, 발인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긴꾸따루가 2차 개화를 시작하네요.
머리에 꽂았던 나비핀을 잠깐 꽂아주고 촬영을 하였습니다.
8. 14.
동네 화원에서 처음 발견하고 구매할 때부터 마음에 들었던 긴꾸따루!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8. 16.
왜 마음에 들었나면은, 우선 잎사귀와 꽃잎이 초롱초롱 싱싱해요.
갓난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길마냥 총명해 보였기 때문이죠. 발견한 긴꾸따루가 대품은 아니어도 총명한 기운은 어디에도 비길데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화원의 주인장 말은, "그렇게 빨리 자라는 나무는 아니라구". 마치코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개화도 빨리 진행되지 않지만 낙화 역시 빨리 진행되지 않아요.
잎파리의 줄기는 가느다랗고, 갈색의 목본류 특유의 나무 질감을 보인답니다.
잎파리의 두께는 꽃기린의 잎파리와 흡사한 두께와 질감을 갖고 있답니다.
8. 16.
8. 18.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꽃대가 있는 줄기 아래 양편으로 이미 새로운 잎새가 나오면서 새로운 꽃대가 나올 채비를 하죠.
한 가지에서 꽃대가 지면, 그 아래 부분의 양편에서 새로운 잎새와 꽃대가 나오므로 나무줄기의 갯수가 2배로 증가하는 셈이네요.
8. 18.
창가에서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잎새의 싱싱한 건강미가 그만큼 더 발산되고, 개화의 횟수도 그만큼 잦아지는 것이지요
믿음직하면서도 사랑스런 긴꾸따루 이네요.
그런데, 여름 내내 잘 견디어주었던 애니시다는 발인을 마치고 돌아오니, 오후의 갈증을 못 견디고 그만 시들해졌네요.
목욕탕에서 샤워를 시켜도 그만 저 세상으로 떠날 채비를 하네요. 차라리 목욕탕에서 저면관수를 해놓고 갈 걸, 경황이 없었던 탓에 그 생각을 못한 것이 후회가 돼요.
발인하는 날 새벽에 애니시다를 비롯한 모든 화초들에게 물을 주고 새벽 5시에 집을 나섰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오후 3시경으로 기억해요.
다른 화초들은 괜찮은데, 역시 애니시다는 아주 예민한 목마름이 있네요.
7. 26. 하늘색 원 안에 있는 쫀쫀했던 애니시다가 갔어요 6. 28.
가장 최근의 애니시다를 비롯한 단체 사진이예요. 2차 개화를 마치고 순따기를 하면서 쫀쫀하게 관리하였던 애니시다예요.
6월 28일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난간에서 햇빛을 쪼이던 애니시다가 어느 날 불현듯 7층 아래로 한번 고공낙하 한 적이 있어요.
마땅히 토분은 박살이 났고, 다행스럽게도 애니시다는 멀쩡하게 무사하였었답니다.
얼른 일층으로 내려가서, 애니시다와 깨진 토분을 담아와, 기다리고 있던 토분에 분갈이를 하며, 애지중지 관리하였던 친구죠.
그 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한 경험예요. 관리실에서 민원 전화도 오고...
물론 떨어진 화분은 화단안으로 직립낙하 하긴 하여도, 마침 그 때 지나가던 이웃이 목격하고는 관리실에 민원 신고했었거든요.
사과백배를 했던 기억이 나고, 햇빛이 아무리 그리워도 절대로 난간에 기대지 않고, 창가에 두면서 관리했었던 애니시다예요.
6. 16. 6. 7.
화원에서 집으로 와 2차 분갈이를 한 후에 2차 개화를 하였던 애니시다.
6. 6.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애니시다의 꽃은 긴꾸따루 꽃처럼 꽃의 색상과 더불어 긴 꽃대에서 순차적으로 피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흡사해요.
물론 초목의 성질은 180도 다르구요. 이 둘을 한번 비교해 보았어요.
마치코가 본 긴꾸따루와 애니시다의 비교점
|
긴꾸따루 |
애니시다 |
잎파리 |
잎파리의 길이는 평균 3cm, 가로 1.5cm 나무줄기에서 양 옆으로 나오며, 잎파리의 겨드랑이에서 언제든 지 새 줄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음. 잎파리의 두께가 있으며, 잎맥이 선명함. 가을에 예쁜 단풍을 보인다고 함 |
줄기에서 잎파리 3개가 붙어서 나오며, 크기가 1cm 내외로 윤기가 없고, 두께가 얇은 풀 같은 느낌 |
나무 줄기 |
목본류라 나무 줄기가 갈색을 띄며, 새 줄기는 녹색이나 점차 쉽게 갈색으로 변하며 딱딱한 느낌. 나무 줄기의 두께는 자작나무로 만든 이쑤시게 정도의 굵기이다. |
1년 미만을 키워봤지만 애니시다의 본 줄기도 천천히 갈색으로 변화하는 중으로 짙은 카키색 정도이다. 허브느낌의 목본류라는 생각이며, 잎파리의 줄기도 나약해 순따기가 수월 함 |
화형과 색 |
5개의 꽃잎이 개나리처럼 노란 통꽃으로 피며, 활짝 개화하면서 5개의 꽃잎들이 벌어진다. 개화의 지속은 일주일 이상이다. |
노란 콩꽃 같은 형체가 긴 꽃대에서 탐스럽게 핀다. 개화의 지속은 3~4일 |
성장속도 |
꽃대가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지속적으로 생장하나 꽃이 진 꽃대는 잘라내니 전체적인 수형의 성장은 더딘편이다. 스스로 균형감을 가지면서 줄기가 생장하여 전지의 필요성은 시간 을 두고 관찰해야 함 |
전체적인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며, 수형의 관리를 위해서 순따기 및 전지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
면역력 |
첫 인상에서 면역력이 우수하다고 느껴짐. 추위에 약하나 베란다 월동은 가능함 |
면역력 중에서 목마름에 절대 약하고, 분갈이의 몸살이 있음 |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추천받거나 혹은 객관적인 정보에 의해서 알게된 식물이 아니고, 무심코 지나가는 길에 화원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선택하여 기르게 된 긴꾸따루!
그만큼 눈의 시선과 거기에서 오는 판단이 선택을 결정하게 하였지요.
첫 개화에 이어 두 번째 개화가 주는 안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긴꾸따루의 첫 번째 포스팅에서 알렸던 것처럼, 거실 베란다 정원에서 1차 만개하였던 긴꾸따루도 2차 분갈이를 한 후에 안방 베란다 정원에서 역시 꽃대를 올리고 있답니다.
8. 18. 거실 베란다 정원에서 안방으로 온 긴꾸따루 2차 꽃대
역시 안방 베란다가 거실 베란다 보다 햇빛이 잘 비춰서 식물들에게는 조건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2차 꽃대를 보여주니 반갑기 이를 데 없네요.
7. 10. 거실 베란다 정원에서 1차 개화 7. 14
7.14. 안방 베란다 정원에서 1차 개화 7. 14. 거실 베란다 정원에서 1차 개화
7. 22. 안방 베란다 정원에서 1차 개화
생전에 엄마에게 이 많은 꽃들을 가꾼다고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꽃 한송이 한송이를 볼 때마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마치코의 말년의 취미를 이제나마 마음으로 전합니다. 엄마를 볼 때 마다 그리 많은 말들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마치코는 엄마에게 온 마음으로 집중하며 바라봤던 기억들을 엄마는 고스란히 안고 가셨을 겁니다.
그리고 엄마와 나의 사랑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부피가 커져있음을 모두들 알고 있다고 봅니다.
더 이상 무슨 말들이 필요할까요?
"엄마, 나 잘 살께"
8. 18. 긴꾸따루 2차 개화
8. 18. 긴꾸따루 2차 개화
지금까지 영면하신 모친의 소식과 더불어 베란다 정원의 꽃 긴꾸따루를 마치코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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