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논문 - 디자인 미학

일상의 미적 경험의 사유들

박연실 2016. 10. 24. 00:32

일상의 미적 경험의 사유들

 

 

 

   나비수국

 

 

우리가 어떤 대상에 대한 미적 경험을 하는 데는 우리의 감각기관을 사용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 어떤 대상이 회화나 사진이라든지, 혹은 조각이나 특정한 오브제든지 간에 말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5개이다. 눈, 귀, 코, 입, 그리고 피부를 들 수 있다. 시각예술은 눈으로 하고, 청각예술은 귀로 한다. 전통적으로 미술과 음악은 하이아트(high art)이면서 우리의 감각기관 가운데 먼거리 수용기(distal sense)인 눈과 귀를 통해서 감각하며, 지각되어 왔다. 따라서 지각하여 수용되는 동안에 대상과 거리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상과 거리감을 갖는다는 것은 주체가 감각하는 동안에 일시적으로 사유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사유는 반성작용으로써 이성의 작용으로 되뇌이는 것이다. 철학가들 가운데 칸트의 무관심성은 회화의 감상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미적인 인식을 정신적이고 반성적인 쾌로써 상정하였다. 

  그에 비해서 코와 입으로 하는 감각은 단거리 수용기(proximal sense)로써 대상을 감각하는 동안에 온전한 지각을 위해서 몰입하는 집중을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꽃의 향을 맡을 때나 혹은 커피의 맛을 느낄 때 그 대상과는 아주 밀착되는 몰입이 없이는 가능치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전통 미학에서는 먼거리 수용기의 작용만이 미적 인식이나 평가에 적절하다는 편견을 고집하였다. 그래서 때로는 수용자들과 대상들과의 괴리감이나 이질감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이는 시감각이 가장 반성적이고, 마음과 가장 가까운 수용기관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후각이나 미각은 정신과 멀어진 육체적이고 동물적인 수용기관이란 판단이었다. 가령 냄새나는 양말은 혐오의 대상일 수 있으며, 사향의 냄새를 품고 있는 동물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멀리했다.

시각에 의한 예술은 시간성이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어서 해가 바뀌어도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에 비해, 후각과 미각은 순간적이다. 냄새는 그 대상이 우리를 에어싸며, 이윽고 향이 증발하면 그 장소에서 이내 곧 희미해진다. 미각은 다 소요하면 혀와 목구멍에서 음미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우리가 시각예술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것은 일상을 잠깐 접어두었다는 의미에서 일상과는 괴리감을 가질 수 있다. 또 막상 미술관을 들어가 보면 벽면에 걸린 그림 액자의 틀은 일상적인 벽면과 대비된 강조를 보여준다. 벽면에 강조를 한 프레임(틀)은 관람자가 집중을 이끄는데, 도움을 주며 그 안에서의 예술 감상을 용이하게 한다. 한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하나를 소외시킨다는 의미에서 거리감이 상정된 것이고, 지적이고 정신적인 쾌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은 프레임이 없다. 주주가 카레 라이스를 만든다면 카레의 향기에는 프레임이 잇을 수 없다. 향기는 프레임이없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시간이 있을 때 다시 작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