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쟈스민의 노력

안녕하세요? 오래된 오렌지 쟈스민을 보아요.

1990년대 k대학에서 강의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는 인터체인지에서 샀던 기억이 있어요.

길거리에서 웬 아저씨가 저렴하게 가격을 부르면서 호객행위를 했었던 기억~~

냅다 들고는 왔는데, 자리가 마땅치 않아 그늘에 두었던 기억들.

죽지도, 그렇다고 쑥쑥 크지도 않은 아이를 십년 이상 데리고 있었답니다.

 

 

 

8. 4. 오렌지 쟈스민

 

 

약 15년 정도를 같이 했다고 보이는데요.

웬일인지 올해는 굵어진 목대를 보면서 잔 가지치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목공용 커다란 톱으로 쓱싹쓱싹 잘라내었어요.

늦봄이었던 같던데,....

그래서 늘씬한 외목대로 되었네요.

 

자리도 그늘이 아닌 창가로 바꿔 두었답니다.

 

 

8. 4. 거실 베란다 정원에 오렌자 쟈스민

 

 

 

 

창가에 둔게 극적인 효혐을 보이네요.

가지의 끝마다 꽃몽우리가 달렸네요. 지난 7월 22일부터 발견했어요.

즐거운 마음.

멋있는 토분에 분갈이도 해줄까? 생각하고 있답니다.

흰꽃이니 흰 화분에도 어울리긴 하는데, 더 나아 보이고 싶은 마음....

 

 

 

7. 22. 오렌지 쟈스민 꽃몽우리

 

 

 

사실, 새로운 가지들을 전지하여 동그랗게 키우고 싶었지만,

망설이고 있었는데, 8월에 보니 그 새로운 가지에도 꽃망울을 드러내네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

한 두해 키운게 아니라

십년 이상 같이한 아이이기에 변덕은 안부릴 거로 확신이 가요.

 

 

8. 4. 오렌지 쟈스민 꽃 몽우리

 

 

오렌지 쟈스민의 향이 좋은 건 다 아시죠?

 

나무 전체의 가장 자리로 모두 꽃망울이 맺혔네요.

새순은 더 길게나서 전지할 마음을 가졌다가 무관심하게 지켜보았는데,

꽃망울을 발견하곤 가슴을 쓰러내리면서 가위들지 않은 것을 칭찬하게 되네요.

 

 

 

8. 4. 오렌지 쟈스민

 

 

모든 꽃나무가 그렇지만 햇빛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요.

그동안 죽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라지도 않았던 오렌지 쟈스민, 환경에 적응하느라 웅크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젠 너도 우리 정원의 주인공이 되는군아.

그동안 돌봐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

 

너무 더운 여름 날 샤워도 못시켜주었네.

다음 주는 날 잡아서 샤워를 시켜주려구요.

 

 

 

 

 

나무의 굵기를 보면, 그동안의 세월이 느껴져요.

마치코의 정원엔 저런 류의 나무들이 몇개 있어요.

참다 참다 막바지에 활짝 펴주는 나무들요.

협소한 공간이라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지 못하는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잘 참아주네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주인의 시선을 강탈하네요. ㅎ ㅎ ㅎ

오래된 부겐베리아도 거기에 속하는 꽃나무랍니다.

그 아이도 그자리에서만 7년(?) 언젠가 창가자리로 옮기면, 오렌지 쟈스민처럼 꽃망울을 맺힐거로 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갖자꾸나.

 

오렌지 쟈스민이 개화를 하면 다시 데리고 올께요^^

 

좋은 밤 되세요